음봉면 동천 2리를 다녀와서

아산시 청년 마을 홍보 서포터즈의 활동이 한 달 정도 남았을 때 쯤, 두 번째 마을을 배정 받았다. 음봉면 동천 2리였다.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 바빴던 바람에, 마을에는 다소 늦게 방문하게 되었다. 음봉면 동천 2리는 대중교통으로 들어가기는 조금 어려운 곳이었다. 버스 노선을 찾아봤을 때에 동천 1리 정류장에서 내려 25분 이상을 걸어가야 한다고 나왔다. 다행히 차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 들어가게 되어 수월하게 방문할 수 있었다. 목적지를 음봉면 동천 2리의 마을 회관으로 선택하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마을을 향해 운전했다. 마을 입구 쯤에 폭은 좁아도 가로수가 멋진 직선 도로가 있었는데, 굉장히 운치 있었다. 곡교천의 은행나무 길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마을 회관 한 쪽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서 걸었다. 그리 많이 걷지 않았는데도, 나의 첫 소감은 ‘조금 더 일찍 올 걸!’였다. 음봉면 동천 2리 마을의 첫 인상은 산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사방이 울긋불긋한 것이 정말 아름다웠다. 굳이 단풍 명소에 찾아가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가을의 다채로움이 그대로 나타난 듯 했다. 마을을 둘러보기 위해 계속해서 걸었는데, 집집마다 감나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차례 수확을 하신 건지, 의도적으로 까치밥만을 남겨두신 건지, 나무 꼭대기에만 탐스러운 감들이 남아있었다. 괜스레 정겹게 느껴지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음봉면 동천 2리 마을에는 사슴농장이 많았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얼핏 알파카인가? 하고 착각을 했다. 목이 길면서도 털이 북슬북슬 한데, 뿔이 대부분 잘라져 있었기 때문에 한 눈에 사슴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 했던 것이다. 오랜만에 본 사슴들의 모습은 신기할 수 밖에 없었다. 사슴들이 생활하는 농장 안에는 일부러 가져다두신 듯한 돌들이 가득했다. 사슴은 끼리끼리 앉아있거나, 어슬렁어슬렁 농장 안을 돌아다니고 있기도 했다. 다른 곳에서는 소를 보기도 했다.

마을 안 길들은 잘 닦여있는 아스팔트도 있었고, 낙엽이 나뒹구는 오솔길도 있었다. 오솔길이라고 표현을 하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토돌토돌 발에 차이는 작은 돌멩이들과, 밟을 때마다 부시럭부시럭 낙엽소리가 기분 좋았다. 그 길을 따라 쭉 걷다보니 마을 뒷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쭉 걸어 올라가니까 ‘관음사’라는 작은 사찰이 나왔다. 문은 닫혀있었지만, 마당의 석탑은 바라볼 수 있었다. 이런 곳에 문화재가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관음사의 석탑은 놀랍게도 고려시대에 지어진 문화재였다. 앞으로도 잘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음봉면 동천 2리 마을은 꽤 넓었다. 다시 마을회관 앞으로 돌아와서, 근처 정자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간단하게 챙겨온 간식을 먹으며 해가 지는 것을 바라 보았다. 평소 전혀 알지 못했던 음봉면 동천 2리를 방문해서 까치밥 감나무도 보고, 소소하게 흔들리고 있는 갈대와 계란 꽃도 보고, 낙엽 사이로 작은 도토리를 발견하며 신기해 하기도 했다. 거창하게 대단한 일들은 아니지만, 어느 새 우리 곁에서 멀어진 풍경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상의 여유를 마주할 수 있는 곳이 마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입동이 지난 지금, 음봉면 동천 2리 마을에서는 늦가을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었다.